헤어질 결심을 본 후 나의 키워드 ( 품위 / 꼿꼿함 / 붕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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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예

헤어질 결심을 본 후 나의 키워드 ( 품위 / 꼿꼿함 / 붕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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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를 좋아하지만 극장에서의 관람을 싫어한다. 넷플릭스에 올라온 지는 좀 되었지만 선뜻 보게 되지는 않아서 미루다가 이제야 보게 되었다. 형사 해준의 잠복근무로 서래를 관찰하다가 갑자기 관찰자가 아닌 같은 공간에서의 해준과 서래의 모습이 혼란스러웠고, 긴 러닝타임에 1시간 정도 지루해하면서 보았다. 그러던 중 ' 품위 '라는 대사가 들리면서 갑자기 호기심이 생기면서 집중하게 되었다.

 

영화 헤어질 결심 포스터
영화 헤어질 결심

 

'품위'와 '꼿꼿함'

유능한 형사 해준과 중국인 불법체류자인 간병인 서래는 남편의 죽음으로 형사와 피의자로 만난다. 결코 좋은 사이가 될 수 없는 형사와 피의자, 둘은 서로 동질감을 느끼며 선을 넘지 않는 아슬아슬한 관계를 이어간다. 

" 나를 맡은 형사가 품위가 있어 좋았어요."  서래는 품위가 있는 형사 해준에게 끌렸고

" 내가 왜 당신을 좋아했는지 알아요? " 해준은 서래의 꼿꼿함에 반했다고 했다.

해준은 자신이 품위가 있는 이유가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 서래의 꼿꼿함은 어디서 온 것일까! 아마도 서래는 엄마를 간병하기 위해 전문적인 간호사 된 점, 그리고 독립유공자인 외조부의 후손인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해준의 품위나 서래의 꼿꼿함은 같은 동질의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그 내부에는 자부심과 자존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서래가 처해 있는 불법체류자로서의 삶이 존중을 받으며 살 수는 없는 현실이다. 심한 가정폭력을 당하면서도 중국으로 보내질 까봐 신고도 못하고 지내다가 남편을 살해하게 된다. 서래는 간병 중인 월요일의 할머니 폰을 이용해 알리바이를 만들어 남편 살인의 용의 선상에서 벗어난다. 

 

 

유능한 형사 해준의 ' 붕괴 '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해준은 서래에게 여자에 미쳐서 자신이 붕괴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알리바이를 조작했던 월요일의 할머니 폰을 깊은 바다에 버리라고 하고 해준은 그렇게 떠났다. 붕괴라는 단어의 뜻을 찾아본 서래는 심한 죄책감을 느끼며 괴로워했다. 그 폰을 해준이 직접 처리하지 않은 점이 보는 내내 긴장하게 만들었다. 서래는 해준을 배신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으로 인해  곤경에 빠질 해준을 위해 다시 살인을 하게 된다.

 

존중과 사랑 

살인은 그 무엇으로도 정당화될 수는 없다. 서래는 어머니조차도 어머니가  원하던 대로 돌아가시게 도왔고 두 남편을 살해했다. 첫 번째 남편의 살인은 자신을 위한 생존을 위해 선택한 방법인 것 같다. 어머니와 두 번째 남편의 살인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해준을 사랑하기에 선택한 방법이라고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싶다. 서래는 그렇게 바닷가 모래 구덩이 속으로 파묻혀 생을 마감한다. 서래는 해준의 영원한 미제 사건으로  자신을 잊지 않기를 고대하며...